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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교통요금 인상은 합리적일까?Urban/Original 2023. 7. 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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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버스요금이 8월 12일부터 1200원에서 1500원, 지하철 요금은 10월 7일부터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된다.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결정안을 지난 7월 12일 가결시켰다. 서울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15년 6월 이후 8년 1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무임수송 손실 보전과 서울교통공사 적자 완화 등을 위해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왔다. 하지만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 속에서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맞추다 결국 절차를 거쳐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WHY IT MATTERS
서울시의 교통요금 인상안을 두고 시민단체는 ‘적자원인’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버스회사의 적자를 만회하려면 요금을 올릴 것이 아니라 방만하게 운영되는 버스 준공영제부터 개선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버스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준공영제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을 운영하며 발생하는 민간 업체 운송 적자를 지자체 재정으로 보전해주는 제도이지만, 버스회사의 당기순이익∙배당액∙이익잉여금을 살펴보면 그 금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DETAIL
1년에 서울시가 버스회사 단체에 주는 예산은 8천억에서 9천억원 규모다. 회사별로 지급하는 방식이 아닌 버스운송업체 조합이 적자분 총합 만을 제시해 예산 지원받는 형태다. 조합내에서 분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예산이 어떻게 분배 되는지 알 수가 없다.
- 감사원이 2021년 5월에 발행한 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버스회사들의 경영 수지는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서울시 버스회사 전체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매년 700억 원 수준을 유지했다(2015~2019년). 이를 적게는 30.5%(2015년)에서 많게는 71.8%(2019년)까지 배당하면서도 버스회사의 이익잉여금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2,822억 원이던 서울시 버스회사들의 이익잉여금 총합은 2019년엔 4,487억 원으로 59%가 증가했다.
- 서울시는 업체별 정산 데이터가 있다고 하는데 2004년도 준공영제 진행되고나서 업체별 보조금 수령 내역이 공개된 적이 없다. 실제로 보조금이 총액 중심으로 지원되고, 업체별로 어떻게 분배되는지 단 한번도 공개한적이 없다.
특정 사모펀드가 시내버스 회사를 매입해 공공성을 훼손하는 문제도 벌어지고 있다. 사모펀드는 익명이 보장되는 투자자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움직이는데, 배당에 치중하다 보면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
- 사모펀드는 단기적 수입을 얻기 위해 ‘차고지 매각’을 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 초기에 투자금을 회수하고 준공영제하에서 보장되는 이윤구조를 바탕으로 최종 시기까지 투자 이윤을 만들어내고 있다.
- 가장 큰 공공성 훼손 부분 중에는 ‘노선’이 바뀔 수 있다. 차고지가 사라져서 다른 지역의 차고지를 이용해야한다고 하면 노선 변경이 불가피하다.
- 노선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기존에 정차 했던 차가 더 많이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 또한 보조금으로 지원해줘야 되는 상황이다.
What they’re saying
서울시는 요금조정 필요성에 대해 ‘요금 동결 대비 원가 상승으로 1인당 운송적자가 증가’했다고 밝힌다.
- 지하철 1인당 운송적자는 755원, 시내버스 1인당 운송적자 658원.
-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지속된 부채 증가로 22년 누적작자가 17조 6천억원에 달해 자구노력만으로 적자 해소 불가
- 시내버스의 경우 2022년 8114억원 재정지원에도 8983억원의 누적부채가 2023년으로 이월
- 부족자금은 조합명의로 대출받아 버스회사에서 선 지급하고, 발생한 대출이자를 운영비용에 포함해 서울시가 재정지원하는 형태가 매년 반복
정민구 에디터
journalseo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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