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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이 살 곳은 정해져 있을까?
    Diary 2023. 8. 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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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각장 앞 청년주택, 청년주택 뒤 소각장.

     

    서울 청년주택 중 은평구 진관동 이룸채는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장 앞에 지어졌다. 높다란 굴뚝과 엇비슷한 높이의 청년주택은 소각장 코 앞이 아니라 ‘콧속’에 지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년들은 서울에서 내 몸 하나 몸져 누울 방 한칸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실제로 그렇고 그 대안으로 나온게 시세보다 조금 저렴한 청년주택사업이다. 서울 곳곳에 지어지고 있는 청년주택이지만 진관동 이룸채와 같은 곳은 보기 어렵다.

    은평환경플랜트라는 이름의 이 소각장을 방문하면 평소에 맡기 어려운 냄새를 금방 맡을 수 있다. 시큼한 냄새가 콧속을 진동한다. 소각장 노동자들도 불편해하는 이 냄새는 콧속에 있는 이룸채를 진동한다.

    거주하는 사람들은 냄새가 나서 오래 살기 힘들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청년주택에 비해 공실도 높다. 한 번 살아본 사람들은 다시 들어가기 싫어한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이곳에 청년주택을 짓겠다고 결정한건 누구일까? 서울과 자치구의 정치인들이다. 소각장 앞에 청년주택이 지어지는 것에 대해 어떤 정치인은 “소각장이 환경기준을 초과하거나 불법행위를 하는 건 아니기 떄문에 문제될 건 없다”고 하고, 또 어떤 정치인은 “이곳에 수영시설이 들어오니 많은 주민이 좋아할 것”이라고 말히기도 했다.

    청년은 아무데서나 살아도 된다는 그들의 시각은 우리나라 정치가 얼마나 기형적인지를 보여준다. 특히 지역정치에서 말이다.

    그들의 잘못된 결정은 아마 30년 가까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수명이 30년 전후로 재건축 여부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아마 공공소유이기 때문에 이곳은 더 오래갈지도 모른다.

    서울 청년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아파야만’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