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 나에게 커피란 '비워주고 싶은 존재'
    Life/Coffee of Seoul 2023. 7. 5. 23:16
    #CoffeeofSeoul #6
    #문래동 뻔뻔한동네반장 공간상현

     

    문래동 뻔뻔한동네반장 공간상현

     

     

     커피 좋아하세요?

     

    "저는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해요. 저는 작업실에서 커피를 직접 내리는 편인데, 커피를 내려 마시면 그 향과 산미에 집중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 한때는 거의 중독되다시피 시도 때도 없이 마셨던 것 같아요. 어느 날 뭔가 일이 안 풀리고 괜히 피곤하면 '아, 내가 오늘 커피를 안 마셨구나.' 하게 되죠. 그렇게 커피를 한 잔 내려 마시면 일이 돼요. 괜히 기분도 좋아지고, 커피의 마법이죠."

     

    커피를 탐닉하며 '나 이런 것도 해봤다' 하는 게 있나요?

     

    "역사 공부까지 했었죠. '벌거벗은 세계사' 프로그램에서 커피의 역사를 다루는 편이 있는데, 커피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해요. 커피의 유래부터 시작해서 역사 속의 커피를 만날 수 있어요."

     

    기억에 남는 커피 한 잔이 있다면?

     

    "제주도에 혼자 여행을 갔던 적이 있어요. 처음 혼자 여행하게 된 거라 긴장도 되고, 커피가 마시고 싶었어요. 제주까지 가서 프랜차이즈 커피를 마시고 싶진 않아서, 핸드드립 카페를 검색했죠. 그때 만나게 된 어느 카페에서 사장님이 대화 나누며 내려주신 커피 한 잔을 마신 기억이 나요. 여행 중에 여유롭게 마신 커피 한 잔이 너무 좋았어요. 언젠가 프랑스의 대광장에 앉아 햇살을 맞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서울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경기도에서 태어나 서울을 넘나 들며 거의 '반-토박이'처럼 생각하며 살았죠. 서북부터 동남까지 서울 전역에 안 다닌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영등포 문래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문래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지인 분이 문래동에 계셨는데, 한 번은 저를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했어요. 그렇게 근사한 식사를 마치고, 그 분의 팀 회의에 어쩌다 함께 하게 되었는데 옆에서 조언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합류하게 되었죠. (웃음) 그렇게 문래가 좋아지면서 문래에서 머물게 되었어요."

     

    문래의 어떤 점이 당신의 마음을 끌었던 것 같나요?

     

    "문래에서 '정'을 느낀 것 같아요. '동네다움'이랄까요. 사실 이제는 개인주의가 완전히 자리 잡았잖아요. 그런데 문래는 '아, 이 곳이 마을이구나' 하는 정다운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솔직히 문래가 임대료가 조금 저렴한 편이에요. (웃음) 그래서 예술가들과 활동가들이 모이게 된 것도 있죠. 그렇게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고, 커뮤니티가 생겨나고, 이것저것 재밌는 것들을 시도하고. 문래의 그런 점이 좋았죠."

     

    당신을 아프게 한 서울은?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문래동에 젠트리피케이션이 생겨 작업실을 빼게 되면 아픔이 생기겠죠? (웃음) 서울은 살아가며 계속 문제를 던져주는 곳 같아요. 여기서의 문제는 'Problem'보다는 'Question'에 가까운데요. 그런 문제들을 계속 마주하게 되고, 그게 제게는 기회로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요. 문제 중 하나로는 지역의 소멸이 있죠. 서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문래도 점점 없어지겠죠. 서울도 없어질 곳은 없어지니까요."

     

    당신을 위로했던 서울은?

     

    "위로가 필요할 땐, 서울보다는 동해를 가죠."

     

    당신에게 커피란?

     

    "나에게 커피란 '비워주고 싶은 존재'다."

     

    당신을 소개한다면?

     

    "저는 문래동과 문래창작촌을 투어하는 뻔뻔한동네반장 '공간상현'입니다. 한마디로 '문래에 오면 나를 찾아라.'인 거죠. 저는 카페가 문을 열기 전 일요일 낮의 문래를 꼭 추천하고 싶어요. 저녁의 불빛이 번쩍이는 문래도 멋있고, 평일 낮의 철공소들이 돌아가는 문래도 근사하지만, 일요일 낮의 조용한 골목을 걸을 때 문래를 좀 더 온전히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핫플레이스'도 좋지만,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문래를 만나면 분명히 좋아하실 거라 생각해요.